"눈먼 자들의 도시"는 포르투갈 작가 조제 사라마구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2008년도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브라질의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연출하였으며, 줄리안 무어, 마크 러팔로, 다니엘 크레이그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갑작스럽게 전 세계의 사람들이 실명하는 신종 '백색 실명증'에 감염되는 불가사의한 상황을 그린 것입니다. 이 시각 장애는 첫 환자로부터 급속히 퍼져나가며, 결국 도시 전체를 실명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정부는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실명환자들을 고립된 병원으로 격리시키지만, 이곳에서도 감염은 막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인 "남자의 아내"는 유일하게 시력을 유지하며, 격리된 병원에서 다른 실명환자들과 함께 생존을 위해 씨름합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사회 질서의 파괴, 그리고 장애와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통해 독특하고 파워풀한 비평을 선사합니다. 또한, 우리가 사회와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보이지 않는 눈, 보이는 세상: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 해석
공동체의 붕괴와 다윈주의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사회의 안정과 질서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공동체의 근본이 무엇인지, 그리고 공동체의 연대와 희생은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합니다. 이는 과거 철학자 토마스 홉스의 '자연 상태' 개념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홉스는 그의 저서 '레비아탄'에서 인간의 자연 상태를 "인간 대 인간의 전쟁 상태"라고 묘사하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본질이 이기적이고, 자기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다윈주의적 생존의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영화에서도, 시각이 없는 상황에서 공동체가 생존과 이기주의에 몰입하며, 인간의 '자연 상태'가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실명자들은 격리된 병원에서 물자를 통제하는 강력한 집단의 위협을 받게 되며, 사회의 질서가 완전히 붕괴되고, 강자에 의한 독재가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자의 아내"는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고,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려는 행동으로 인간성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이는 인간이 완전히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홉스의 생각을 도전하는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불평등과 힘의 동력
"눈먼 자들의 도시"는 사회적 불평등과 힘의 동력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제시합니다. 이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권력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들 수 있습니다.
부르디외는 사회 내에서 권력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그 중 '문화적 자본'이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보유한 지식, 교육, 능력 등을 의미합니다. 이 '문화적 자본'은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사회 내에서 불평등을 생성하고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이라고 봤습니다.
영화에서, 시력을 유지한 "남자의 아내"는 그의 '문화적 자본'이라 할 수 있는 시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돕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격리된 병원 내에서의 새로운 권력 구조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게 됩니다. 이는 부르디외의 권력이론을 영화적으로 구현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이 없는 불안: 엑시스텐셜리즘과 질레델레의 '무' 개념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전염병과 사회의 붕괴가 인간의 불안에 대한 엑시스텐셜리즘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프랑스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의 엑시스텐셜리즘과 덴마크의 철학자 서렌 키르케고르의 '무에서의 절망' 개념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불안에 빠지는 것은 인간이 그들의 존재와 무에서의 가능성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르트르는 "사람은 운명이 아닌 자유로움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인간의 존재가 본질적으로 불안하고 불안한 존재로 정의된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실명증에 걸리면서 그들의 안정적인 삶이 완전히 무너져버리고, 미지의 상황에 대한 불안을 겪게 됩니다. 이는 키르케고르와 사르트르의 '무'와 '불안'에 대한 철학적인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라톤의 동굴 이론과 '진실의 본질'
영화는 플라톤의 동굴 이론을 재해석한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플라톤은 동굴 이론에서 우리의 지각은 진실을 왜곡하고 제한하며, 우리가 진짜 세계를 보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에서, 실명자들은 물리적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그들의 세상 인식이 왜곡되고 제한된다. 그러나 시력을 잃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진실'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영화의 여러 장면, 특히 "남자의 아내"가 다른 실명자들에게 세상을 설명하려 노력하는 장면은, 플라톤의 동굴 이론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진실'이 어떻게 형성되고,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속 대사: 감춰진 진실, 드러나는 욕망
눈먼 자들의 도시 보러가기 - https://watcha.com/contents/m5awllO
"나는 보이지만, 무엇을 봐야 할지는 모르겠어." - "남자의 아내"
이 대사는 "남자의 아내"가 그녀만이 시력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격리된 병원에서 다른 실명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에 나옵니다. 이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이 시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봐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모르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대사는 "여자의 아내"가 겪고 있는 '인지적 디소넌스'를 묘사합니다. 인지적 디소넌스는 심리학 용어로, 사람이 가진 믿음, 가치, 태도 등이 서로 일치하지 않거나 상충할 때 발생하는 심리적 불편함을 나타냅니다. 그녀는 자신이 보고 있는 상황과 그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불확실성 사이에서 이 인지적 디소넌스를 경험합니다. 이는 인간의 정체성과 가치 판단,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상충되고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인간적이고 강력한 순간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안 보여. 그래서 나는 보여." - 첫 번째로 실명한 남자
이 대사는 맨 처음으로 실명한 남자가 처음으로 실명증의 증상을 경험하게 된 이후,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그는 자신이 아무 것도 보지 못함으로써, 무언가를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이는 '변증법적 역설'의 개념을 적용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변증법적 역설이란, 한 가지 상태나 조건이 그 자체의 반대로 전환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 경우, 첫 번째 실명 남자는 물리적 시각을 잃음으로써, 자신의 내면적 시각, 즉 자기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보게' 됩니다. 이로 인해 그는 물리적 시각의 상실이 자신의 인식과 이해를 확장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눈먼 채 살아가고 있어. 사실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 - "남자의 아내"
이 대사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남자의 아내"가 다른 실명자들과의 갈등을 경험한 후에 나옵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진실을 인정하고 그것에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대사는 '인식의 방어 메커니즘'이라는 심리학 용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식의 방어 메커니즘은 사람이 부정적이거나 위협적인 정보나 감정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의식적인 전략입니다. 이 경우, "남자의 아내"는 사람들이 그들의 현실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고, 그로 인해 실명증의 위협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어떻게 불확실성과 위협에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는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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