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드 (Buried)"는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이 만든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영화는 미국 트럭 운전사인 폴 코니로이 (라이언 레이놀즈 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영화의 시작은 폴이 이라크에서 근무하던 도중 납치되어 깨어나 보니 협소한 나무 상자 안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상자 안에는 핸드폰과 라이터만 주어져 있고, 납치범은 그에게 돈을 요구합니다. 영화는 폴이 이 상자 안에서 고립감과 절박함, 공포감을 느끼며, 그 상황을 극복하려고 끝없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클로즈드 스페이스 스릴러의 좋은 예로, 한정된 공간에서 폴의 생존 투쟁을 섬세하게 그리면서 긴장감을 줍니다. 사실상 단일 배경에서 진행되는 영화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열연과 감독의 창의적인 연출을 통해 그 자체로서의 공포를 선사합니다.
"베리드"는 평범한 사람이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살아남으려는지를 탐구하는 동시에,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고립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절대적인 고립감을 시각화하여 관객에게 현실적인 공포를 조성합니다.
‘베리드': 영화 속 심리적 무력감의 깊이
폐쇄공포증 (Claustrophobia)과 공포
"베리드"는 폴 코니로이가 무서운 공간, 즉, 상자 속에 갇힌 상황을 통해 폐쇄공포를 시각화합니다. 폐쇄공포는 비정상적이거나 불합리한 좁은 공간에 대한 공포를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이러한 공포는 고립감과 상황에 대한 통제력 상실로 이어지는데, 이는 폴의 상황과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영화에서 폴은 휴대폰을 통해 외부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의 공포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그는 결국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절망감으로 빠지게 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판단력과 의사결정
"베리드"는 폴이 지속적으로 고압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판단력은 빠르게 흐려지고, 그의 심리 상태는 점점 더 붕괴됩니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쿠블러-로스(Elisabeth Kübler-Ross)는 사람들이 급격한 변화나 큰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통과하는 단계를 설명한 '변화의 단계'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폴은 이러한 단계를 통과하는 것을 보여주며, 부인과 격리, 분노, 협상, 우울, 그리고 수용의 단계를 겪습니다. 이는 그가 점점 더 절박해지며 그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고립감과 외면에 대한 인식
"베리드"는 사회적 고립과 무력감이 어떻게 인간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폴은 물리적으로 상자에 갇혀 있지만, 불안감과 공포는 그가 사회적으로 외면당한 것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그는 통화를 통해 도움을 청하려고 하지만, 끝내 그의 상황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러한 주제는 심리학자 존 캐시오포(John Cacioppo)의 연구와 관련이 있습니다. 캐시오포는 사회적 고립이 어떻게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고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베리드"는 이러한 연구를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사회적 고립감이 어떻게 생존에 필수적인 결정을 내리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부정과 부인
"베리드"는 폴이 처한 현실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반에 그는 자신이 찾아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그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부정 및 부인의 단계는 심리학자 레이몬드 린드(Raymond Lloyd Richmond)이 자주 언급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린드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부정과 부인을 통해 자신의 공포를 직면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제시하였습니다. "베리드"는 이러한 개념을 실제로 시각화하고 있습니다.
고립된 공간에서의 심리학: '베리드’ 속 대사
"나는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 폴 코니로이(Paul Conroy)
이 대사는 폴이 상자 안에 갇혀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동안 그의 절망과 고립을 대변합니다. 초기에는 그가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보여지지만, 결국 그는 그의 노력이 헛된 것임을 인식합니다. 이 대사는 그의 사투를 통해 그가 어떻게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그에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통찰적인 순간입니다.
심리학 용어로 보면, 이는 '학습된 무력감'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 용어는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이 제안했으며, 개체가 반복적인 실패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결국 스스로가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배운다는 이론을 설명합니다. 폴은 이러한 상황을 겪으면서, 그의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로 인해 그는 더 이상 노력하려고 하지 않게 됩니다.
"어둠 속에서도 나는 살아가야 한다." - 폴 코니로이(Paul Conroy)
이 대사는 폴이 매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인내와 투지를 통해 생존해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탄력성'의 개념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탄력성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상황에서 회복력을 유지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심리학자 스티븐 사우스윅(Steven Southwick) 및 데니스 차를슨(Dennis Charney)은 이런 탄력성이 어떻게 힘든 상황에서도 개인이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연구했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나는 진짜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았다." - 폴 코니로이(Paul Conroy)
이 대사는 폴이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싸움이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재평가하게 됩니다.
이는 '존재주의'라는 철학 용어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존재주의는 인간의 존재와 의미, 자유, 고독, 죽음 등에 대해 탐색하는 철학적 접근법입니다. 철학자들은 인간이 직면하는 고난과 고통이 개인의 존재와 가치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폴의 고립과 절망은 그에게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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